발음

개요

고전 라틴어의 발음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고전 라틴어는 알파벳 한글자 한글자 모두 발음한다. 즉, 문자 그대로 읽는다. 묵음은 없다.[*]
  2. 라틴어에는 모음의 장단과 강세가 있다. 모음의 장단과 강세는 따로 표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3. 발음에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복모음과 복자음이 있다.
  4. 운문에서는 발음과 강세가 변하기도 한다.
[*]중세 라틴어에서 h가 묵음이 된다.

주석

고전 라틴어는 알파벳을 글자 그대로 읽는 것이 특징이다.

국가별 발음의 차이

라틴어가 넓은 지역에서 2천년 가까이 사용된데다가 현재는 사어이기 때문에 반드시 따라야 할 표준 발음은 없다.

그래서 라틴어를 교육하는 국가들마다 발음의 차이가 있다. 특히 로망스어 사용 국가에서는 모국어의 영향을 받아 라틴어를 발음하는 경우가 많다.

크게 남유럽식과 북유럽식으로 분류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나누어도 그 안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남유럽식으로 분류되는 국가들은 대부분 로망스어를 사용하며, 종교적으로 카톨릭이 우세하기 때문에 교회 라틴어에 가까운 경우가 많다. 로망스어와 교회 라틴어는 모두 세속 라틴어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각 국가별 발음의 차이는 다음 자료를 참고할 것.

단모음

  고전 라틴어 교회 라틴어
A [아]  
E [에]  
I [이]  
O [오]  
U(V) [우]  
(Y) [위] [이]

라틴어에는 A, E, I, O, U 모두 5가지 모음이 있다. 한국어 [아, 에, 이, 오, 우]로 읽어도 큰 차이가 없다.

라틴어 모음에는 장단이 있어서 사실상 10개의 모음으로 봐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학자도 있다.

또한 라틴어에는 복모음이 있다. AE처럼 두 개의 문자로 표기하지만 하나의 모음으로 취급한다.

라틴어에서는 모음을 기준으로 음절을 구분한다. 자음으로만 이루어진 것은 음절로 간주하지 않는다.

I, J

U, V

Y

Y도 모음으로 분류하나,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외래어 등을 표기할 때만 사용하며, 라틴어의 모음으로는 간주하지 않는다.

고전 라틴어에서 Y는 단모음 [위]로 발음한다.[†] 프랑스어 ‘y’, 독일어 ‘ü’ 발음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화자에 따라서는 [우], [이]로 발음하는 경우도 있다.

ypsilon(그리스어 û psīlón) [윕실론]

교회 라틴어에서는 [이]에 가깝게 발음한다. 여전히 [위]와 같은 느낌이 남아있어서 입술을 좌우로 크게 벌리지 않는다.

Kyrie(그리스어 Kúrie) [키리에] (교회 라틴어. 한국 카톨릭 교회에서는 ‘기리에’로 옮긴다.)

한국어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일반적으로 ‘이’로 적는다. 이 책에서는 고전 라틴어 발음에 맞춰 ‘위’로 표기하도록 한다.

[†]

한국어 표준어 규정에서는 ‘위’를 단모음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다수의 한국어 화자는 이중모음으로 발음한다. 또, 중세 이후 1980년대까지도 이중모음으로 취급되었다.

단모음은 입모양이 바뀌지 않고 발음하는 것이므로, ‘위’를 단모음으로 발음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입술의 모양을 ‘우’로 고정하고 입안에서 ‘이’를 발음하는 방법과, 입술의 모양을 ‘이’로 고정하고 입안에서 ‘우’를 발음하는 방법이다.

고전 라틴어에서 이중모음 ‘위’로 읽히는 것은 ‘UI’가 따로 있다.

장모음

  발음
Ā [아ː]
Ē [에ː]
Ī [이ː]
Ō [오ː]
Ū [우ː]

라틴어에는 모음의 장단 구분이 있다.

장음은 보통 문자 위에 막대(macron) 표시로 표기하며, 고대에는 지금의 강세 표시인 apex로 표시하기도 하였다.

한국어에는 장음을 표기하는 정해진 방법이 없으므로, 여기서는 발음기호(ː)로 표기하기로 한다.

모음이 2개 이상 중복되어서 적힌 것은 장모음이 아니라, 각각 읽는 것이다. 복모음의 경우는 해당 항목 참조.

bestiis [ˈ베ː스티이이ː스] f. 짐승에게 (bestia의 여격/탈격)

중세 라틴어에서는 모음의 장단 구분이 약해져서, 교회 라틴어에서는 모음의 장단 구분이 사실상 없다고 봐도 될 정도이며, 모음의 장단 표시를 거의 하지 않는다.

일부 지역에서는 모음의 장단이 개모음과 폐모음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ĕ [ɛ]/ē [e]

미국식 영어 화자의 경우 장음을 영어식으로 읽는 경우도 있다.

cāsus [ˈkeɪ.sʌs]
Platō [ˈpleɪ.toʊ] (이 경우는 a에 강세가 있기 때문에 장음처럼 읽게 된 것 같다, Plátō.)

모음의 장단은 강세의 구분과 운문의 운율에 영향을 미친다. 복모음도 장모음으로 간주한다.

주석

현대 한국어에서는 모음의 장단 구분이 약하기 때문에 학습하기 어려운 면이 있는데, 다행히 현대 라틴어에서는 모음의 장단을 크게 중시하지 않는다.

로망스어에서도 대부분 모음의 장단 구분을 중시하지 않기 때문에 서구의 화자들도 마찬가지다. 교회 라틴어 교재에서는 장단 표시를 아예 안 하기도 한다.

그러나 로망스어에는 대부분 강세가 있기 때문에 강세는 표현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강세를 알기 위해선 모음의 장단을 알아야 한다.

과제

모음의 장단으로 뜻이 바뀌는 경우 설명하고, 중요성 강조할 것.

복모음

여기서는 고전 라틴어의 6개 복모음만 다루도록 하겠다. 상고 라틴어와 교회 라틴어는 복모음이 다르다.

  고전 라틴어 교회 라틴어
ae [아이] [ɛ](æ로도 표기)
au [아우]  
ei [에이]  
eu [에우]  
oe [오에] [e](œ로도 표기)
ui [우이]  

ae가 [아에]가 아니라 [아이]인 것에 유의. oe 역시 [오이]로 읽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으나 여기서는 [오에]로 읽도록 하겠다.

한국어 화자의 경우 이중모음 ‘위’, ‘웨’, ‘왜’와 비슷한 조음 방식인 [오에]를 제외하고는 이해하기 힘들 수 있으므로, 2개의 모음을 붙여서 발음하는 방식으로 읽는다.

2개의 모음을 연이어 발음할 때 앞의 모음을 상대적으로 길게 하고 뒤의 모음을 상대적으로 짧게 붙이는 방식으로 발음할 수도 있다. 특히 교회 라틴어에서 노래 가사를 이렇게 발음하도록 제시한다.

복모음과 같은 문자를 썼지만 복모음이 아닌 경우도 있다.

aer [ˈaː.eːr] m. f. 공기 ([aɪr]가 아님. aër로도 표기.)

과제

e가 왜 i 발음인지 설명할 것.

주석

후기 라틴어에서 ae, oe, ou는 [ɛ], [e], [ʊ]로 단모음화 된다.

한국어에서도 ‘애’, ‘에’ 등은 중세에 이중모음이었다가 단모음화 된 것으로 본다. 반면 영어에서는 [aː]가 [eɪ]로 바뀌는 등 장모음이 이중모음으로 바뀌는 Great Vowel Shift가 일어나기도 했다.

반모음

J

V

자음

  발음
B [b]
C, K(KA), Q(QU) [k]
D [d]
F [f]
G [g]
H [h]
L [l]
M [m]
N [n]
P [p]
R [r]
S [s]
T [t]
(X=C+S)  
Z [z]

매우 다행스럽게도, 라틴어 자음은 대부분 알파벳에서 연상되는 발음을 그대로 사용한다. C, K, Q가 같은 음가라는 점만 특이하다.

C, K, Q

라틴어에서는 C, K, Q가 동일한 [k]의 음가를 가지고 있다. 뒤에 따르는 모음에 따라서 다르게 썼던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고전 라틴어에서 K는 극히 적은 수의 단어에만 사용되고, Q는 QU 형태로만 사용되므로 혼동되지 않는다.

주석

C, K, Q가 같은 음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고전 시대부터는 K는 사라지고, Q는 QU 형태로만 쓰이고, C를 주로 사용하게 된 것으로 본다.

[k], [p], [t]

[k], [p], [t] 등 무성 파열음 발음은 한국어 [ㅋ], [ㅍ], [ㅌ]와 약간 다르다고 한다. 그러나 일단은 [ㅋ], [ㅍ], [ㅌ] 발음을 약하게 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R

고전 라틴어의 R은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등에서 보이는 치경 전동음(voiced alveolar trills)이다. 로마인들은 이를 ‘개가 으르렁거리는 소리’(littera canina)라고 부르기도 했다.

한국어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발음이므로, 발음이 어려울 경우는 한글 초성의 ‘ㄹ’ 발음으로 대체해서 발음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단, 라틴어에서는 초성 뿐만 아니라 종성에도 사용되며, 연속해서 나오기도 한다.

주석

프랑스어나 영어 같은 언어에도 이 발음이 없어서, 떨림소리로 내지 않더라도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X

라틴어에서 X는 하나의 문자라기보다, C+S 또는 G+S를 줄여서 쓴 기호이다. 발음을 굳이 적는다면 [ks]가 될 것이다.

복자음

Ch, Ph, Th

Ch, Ph, Kh는 그리스어를 표기하기 위한 복자음이다. 하나의 문자처럼 생각할 수 있다.

  그리스어 발음 한국어 표기
Ch Χ [kh] [ㅋ]
Ph Φ [f], [ph] [ㅍ]
Th Θ [θ], [th] [ㅌ]

한국어 표기는 [ㅋ], [ㅍ], [ㅌ]로, C, P, T와 구분되지 않는다.

GN과 NG

QU

항상 이 형태로 쓰이기 때문에 복자음 항목에서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U는 모음일 뿐더러, Q는 U 앞에만 쓰이는 관습이 굳은 것이다.

복자음으로 언급되는 것은 라틴어 U가 [w]로 쓰이는 반모음 성격이 있어서 마치 [kw]라는 음가를 가진 하나의 복자음인 것처럼 인식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SS

LL, MM, NN

라틴어에는 동일한 두 자음이 연달아 나오는 경우가 있다. 앞 자음은 앞 음절의 받침으로, 뒷 자음은 뒤 음절의 초성으로 읽는다.

자음이 하나일 때 역시 앞뒤 모음과 연결되어 읽히므로, 자음이 둘인 경우는 각각 발음해준다는 느낌으로 읽는다.

anus(m. 고리) / annus(m. 해(年))

한국어 표기법에서는 자음이 하나인 경우에도 양쪽에 모두 표시하는 경우가 많다.

Caligula 칼리굴라

문자를 모두 각각 발음한다는 발음의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는 사항이지만, 혼동될 수 있어서 복자음 항목에 적는다.

과제

이와 관련된 음운법칙 용어 찾을 것.

교회 라틴어 발음

C, G, T

고전 라틴어 발음과 교회 라틴어 발음의 가장 특징적인 차이로, C, G가 E, I 앞에서는 각각 [ㅊ]와 [ㅈ]로 발음된다.

T는 I 앞에서 [ㅊ]로 발음된다. 한국 카톨릭 교회에서는 Ti를 [찌]로 발음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것은 후기 라틴어에서 일어난 구개음화 때문으로, 중세 라틴어의 특징이다.

E, I 외에 Y, Æ, Œ 앞에서도 같은 발음이 된다. Æ, Œ는 각각 [ɛ], [e]로, E에 가까운 발음이고, Y는 교회 라틴어에서 I에 가까운 발음이 되었기 때문이다.

주석

로망스어 발음에도 같은 특징이 남아 있다. 또한 이 영향을 받은 독일어와 영어 등에도 같은 특징이 있다.

구분을 하기 위해 다른 철자를 사용하기도 한다.

h를 추가한 경우: laghi(이탈리아어), ghid(루마니아어)
u를 추가한 경우: guerre(프랑스어), guitarra(스페인어)

u에 트레마(ü)를 붙여 표기하기도 한다.

영어 문법에서는 이 발음을 각각 Hard C/Soft C, Hard G/Soft G로 구분하기도 한다.

H

교회 라틴어에서는 H가 묵음이다.

예외로 mihi, nihil에서는 발음된다.

SC

Z

[ㅉ]

[k], [p], [t]

한국 카톨릭 교회에서는 [k], [p], [t]를 [ㄲ], [ㅃ], [ㄸ]로 발음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Augustino 아우구스띠노
Consolata 꼰솔라따

이것은 바티칸이 있는 현대 이탈리아어 발음과도 연관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이렇게 발음하면 Catholic이 [까톨릭]이 되어버리므로 한국 카톨릭 교회에서는 [ㄱ], [ㅂ], [ㄷ]로 발음하려는 경향도 함께 가지고 있는 거 같다.

이렇게 표기하면 C/G, D/T 등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문제점이 있다.

한국어 외래어 표기법

라틴어의 한국어 외래어 표기법은 다른 여러 외국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완벽하게 합의가 이루어진 상태는 아니다.

특히 라틴어는 대한민국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규정이 없는 상태이나, 다음의 일반적인 외래어 표기 원칙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 Y는 [이]로 표기한다. 이 책에서는 고전 라틴어 발음에 충실하게 [위]로 표기하기로 한다.
  • 복모음 AE는 [아이], OE는 [오이]로 적는다. 이 책에서는 OE는 [오에]로 적는다.
  • 모음의 장단은 표기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발음기호(ː)로 표기한다.
  • V는 [ㅂ]으로 적는다. 이 책에서는 고전 라틴어 발음에 충실하게 [w] 발음으로 표기한다.
  • 된소리를 사용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교회 라틴어 발음 표기에 사용한다.
  • 받침에 [ㄷ], [ㅌ], [ㅍ] 등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경우에 따라서 사용한다.
  • 받침의 NG는 [ㅇ]으로 표기한다. 이 책에서는 경우에 따라서 다르게 표기한다.